이 포스트들은 요리에 관한 것이지만,
어디까지나 '자취생'의 입장에서 만든 요리들입니다.
1년 반째 자취하며 이것저것 해먹다보니, 근처에 사는 많은 친구들이 라면-빵-짱께-굶기 의
순환에서 벗어나지 않는것이 안타깝습니다.
한명이라도 스스로 밥해먹는 생활이 되길 바라면서,
요리라는 것이 어렵지 않고 쉬우며, 재밌는 것이라는걸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하나 하나 올려갑니다.
알바를 마치고 돌아가려는 즈음 눈에 진로의 포도주가 보였다.
이렇게 야간알바를 마치고 돌아가면 은근히 바로 잠을 잘 수가 없었고, 술을 가볍게 마시고 자면
잠도 푹 자고 해서 좋은... 뭐 남으면 요리에라도 쓰이겠지. 하고는 2500원짜리 싸구려 포도주를
샀다.
자취생활을 하면서 만들게되는 요리는...
반 정도는 만들것을 생각하고 그에 필요한 재료를 사와서 만드는 것이고,
나머지 반은 있는 재료를 가지고 어떻게든 먹어치울 수 있는 형태를 만드는 것이다.
오늘은 당연히 후자. 불릴 이름도 없다.
요리 경험은 턱없이 부족하지만 언젠가 포도주를 요리에 사용하는 걸 요리만화책에서 본듯 하여,
대책없이 만들어버렸다.
준비된 재료는 통마늘, 당근, 찌개용 돼지고기(...) , 그리고 이름을 모르는 채소.(.....)
내가 일하는 k마트에는 대형마트에서 사온 채소들을 나같은 자취생들을 위해서 작게만들어 팔곤 하는데, 때때로 이상한 채소들이 들어온다. 그래서 덥썩 사버렸던 이상한 채소. 음.... 파슬리? -_-;
우선 마늘과 당근,저 채소, 고기를 모두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놓는다.
마늘과 당근을 올리브유에 볶다가 소금과 후추로 살짝 간을 한다.
어느정도 익었다 싶어 고기까지 넣고 익힌다. 고기는 미리 소금과 후추로 ...(소금과 후추밖에 없..)
간을 해둔 상태.
이제 조림용간장을 살짝 둘러준 후 다시 고기가 어느정도 익을때까지 볶아준다.
마지막으로 저 이상한 야채를 넣고, 포도주를 붓는다. 포도주가 없어질때까지 졸인다.
기대했던 맛에 미치지 못한 결과.
정작 고기에는 포도주맛이 덜 배었고, 풍성하게 생겨서 국물이 잘 배어들것같은 이상한 야채와
당근에 포도맛이 잘 난다. 고기의 비릿내를 없애는데 그쳤던걸까.
포도주가 싸구려라 그런간가. 요리가 쌩 엉터리라 그런건가.
포도주의 양이 부족했던것이 아닐까?
.... 아무튼 맛있게 먹었으니 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