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복을 빌며

diary/new diary 2008. 9. 29. 19:58 |

담배를 피웠더랬지만 2년전즈음 끊고, 원래부터 술도 좋아하지 않았고,

운동을 좋아하진 않았지만 잘생긴 얼굴에, 여러가지 취미를 즐기며 재미있게 살던 형이었다.

창원에 있던 아버지의 회사에 들어갔을 때, 나는 약간의 실망과 함께  ' 언제 회사를 때려치울지' 를

지켜보고 있던 터였다.



마지막으로 이야기를 나눴던건 핸드폰의 문자.

형님들과 함께 스튜디오를 만들어, 게임을 만들고 있노라고 하는 나에게

'큰물에서 놀더라도 날 잊지 말아라' 라며  날 응원해주고, 믿어줬더랬다.





그런 그는 2008년 9월 25일 새벽 에어콘을 틀고 잠들었다가 저체온증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세상을 떴다.







그의 죽음을 믿기지 못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뒤로하고 갑작스래, 세상을 져버렸다.

그의 죽음은 허무하다기 보다는 너무나 갑작스러웠기에 인정하기 힘들다고 해야겠지.

산 사람은 계속 살아야 한다고, 그의 죽음을 슬퍼하던 조문객들은 모두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다시금 이 정신없고

척박하고 살벌한, 세상을 계속해서 살아갈테지. 그러면서 조금씩, 죽음이라는 단어를 잊어가고, 사람의 기억은

추억으로만 남을테지.












나는 이천으로 돌아와 유서를 썼다.

언제 뜰 지 모르는 이 세상에 , 감사하다는 말은 분명히 남기고 가고 싶어서.

나는 분명 지금 무한히 행복하고, 행복하고 감사하게 살다 간다는 말을 남기고 싶어서.

Posted by 夢現 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