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5월 13일
diary/old diary 2008. 5. 4. 16:45 |오랜만의 부모님댁, 청평.
외가쪽 친척들이 많이 모여 시끌시끌한 분위기. 밝은 분위기. 시종 감도는 웃음. 좋다 이런 화목함..
1.산행.
소싯적에 ( .... 2000년도, 철없는 대학생 1학년때.) 그 험하디 험하다는 지리산 천왕봉을
등반한 적도 있었다.(지금 하라면 ....)
이모님들이 근처에 널린 산 중에서 집 앞에 있는 산에 산나물을 캐러 간다기에
운동삼아, 산나물도 배울겸, 오랜만에 산도 탈겸 해서 쫓아갔다.
아주 최소한의 '등산로'는 있을거라, 멋대로 예상했던거다.
그러한 '길'은 눈곱만큼도 없었다고 봐야겠다.
정말이지 , 어... 이거, 정말 '위험하다' 라는 긴장감을 느끼며 산을 탔다.
길? 그런건 개뿔. 나무를 잡고 올라갔다가 뽑혀서 미끄러지고
신고 올라간 스니커즈는 죽죽 미끄러지고
........
그래도 '아, 이런게 산이구나' 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오래 전에 산을 탔다는건, 산을 오르내렸다는건 이런 길을 말했던 거구나... 라고 생각했다.
오늘의 산행이 가능했던건, 어디까지나 아직까진 각종 벌레들이 출몰하기 전이라 가능했다고 본다.
2. real 낚시.
오랫동안 낚시에 취미를 붙이고 계신 큰 외삼촌.
근처에 낚시를 가신다기에 산 타고 돌아오자마자 후다닥 씻고 차를 끌고 찾아갔다.
부모님의 집은 바로 북한강 옆에 있는 터라, 강낚시를 생각하고 찾아갔건만,
도착한 곳은 저수지 낚시터였다.
혼자 조용히 사색할 수 있는 취미인듯 하여 해보고싶었던 것도 있고 해서
삼촌의 낚시대중 하나를 뺏아 자리를 잡았다.
여기서 알게 된건,
난 낚시꾼들이 낚시대를 잡고 자리에 앉으면, 미끼를 던진 후 고기가 물 때까지
줄창 바라보고만 있는 줄 알았건만,
지렁이 같은 미끼가 아니라면 일반적인 '떡밥'은 물에 풀어지기 때문에,
던진 후 일정 시간이 지난 후 되돌려서 다시 떡밥을 바늘에 물리고, 다시 던진다.
- 계속 반복 -
이런~ 저런 사색에 잠기던, 소주잔을 기울이건, 도란 도란 세상 이야기를 하건 하면서
줄곧 '찌'를 바라본다.
낚시터에 앉은 후, 바라보아야 하는건, 몸이 해야 하는 일이란 '찌'를 바라보는 것 뿐이다.
육체는 아주 단순하디 단순한 작업에만 신경을 쓰게 된다.
'바라보는 것' 뿐.
육체가 단순한 작업에만 신경을 쓰면 되기에 정신은 따로 무언가에 몰두 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경험은 낚시라는 취미에만 있는 것은 아닐테지.
나는 군대에서 한창 조깅에 취미를 붙일 무렵 이러한 것을 경험한 적 있었다.
낚시이기에 얻을 수 있는 '손맛'과 낚은 물고기로 얻어지는 여러가지 부가적인 것들.
으음... '낚시질' 이라...
이게 낚시질이구나.
삼촌은 낚시란 '세월낚시'라 했다.
세월낚시라.....
참으로 유유자적한 취미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