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의 짧은 시승 후에 


'음... 역시 얘는 아니군. 내게 수랭 4기통 고회전 고출력 차는 아냐' 


라고 성급하게 결론내린 이후


잊고있다가, 요 근래에 들어 다시 확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ST를 타고 K1300R을 만나러.




처음 타는 것은 아니지만, 역시 편한 포지션이다. 상체 포지션도, 하체 포지션도.


핸들도 높은 편이고, 스텝의 위치도 낮다. 물론 ST에 비해 상대적이지만.



클러치 감각에 익숙해지지 않아 신호대기중 시동을 꺼먹기도 하고.


바이크 탄지 10년이 넘었건만, 정말 오랜만의 당혹감이었다. 


신호를 기다리던 도중 옆 차선에 선 bmw 자동차 여성 오너분과 잡담을 나누기도 하고.


- 바이크용 귀마개를 상시 꽂고다닌 이후, 헬멧 쓰고 있는데 말 걸어오면 참 난감하지만.. - 






나주에서 화순으로 가는 길에 잠시 헤메다가, 겨우 본래의 루트를 찾아간다.


목적지는 섬진강 재첩국수와 커피트럭. 익숙해서 편하게 달리는 길.



4기통 특유의 '쭈~왁~' 하고 치고나가는 맛은 참 매력적이다. 4기통의 가속감은 말 해 무엇하랴.


또한 4기통의 배기음, 회전감각은 전투적이다. 조금씩 더 속도를 내도록 재촉하고,


더 엔진을 돌리라고 요구한다. 그리고 그래야 재밌다. 





손목을 슬쩍, 아주 슬쩍만 비틀어도 회전수가 와앙~ 하고 올라버린다.


스포츠모드도 아닌 노멀모드였는데.. 민감하다기 보단 엔진의 구조때문이 아닐까.


박서엔진, 그것도 구형 공랭 SOHC의 회전감각에 익숙해졌던 터라, 적응에 시간이 좀 걸렸다.



종종 쉬어가는 압록사거리 근처에서 잠시 쉬었다가 간다.




섬진강 화개장터 근처에 도착!




여전한 맛과 인심.


세지 않은 재첩의 맛을 살리기 위해 상대적으로 순한 맛의 국수와


국수와 넘나 잘어울리는 , 종종 종류가 바뀌는 세가지의 반찬. 6000원.





스즈키의 gsr600의 시승 이후 생긴 '병렬4기통은 무서워' 는 역시 잘못된 편견이었다.


배기량의 문제 또한 아니라, 크랭크의 회전감각 셋팅에 따라 무섭게 느낄 수도, 아닐 수도 있는 것.


그런 면에서 K1300R의 회전감각은 가볍지만은 않고 적당한 저항감각이 있는 느낌이라


'이러다 죽겠다' 싶은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물론 이 또한 상대적인 , 개인의 체험을 기준으로 하는 감각이라...


지금 과연 gsr600을 타면 어떤 느낌을 받을 수 있을지. 생각보다 무섭지 않게 느낄 수도 있겠다.






복귀 시에는 갑자기 길도 아닌 곳에서 튀어나온 자동차 덕분에 브레이킹 테스트까지 했다.


브레이킹을 했던 타이밍엔 정말 '아 ㅅㅂ ㅈ됬...' 이라고 까지 생각했으나 무사히 넘김.


화가 올라왔던게 기억나는걸 보면 위험했던건 사실인 듯 한데..









K1300R을 반납? 하고 ST를 타고 돌아오는 길.


? ST의 포지션이 이렇게 타이트하고 업혀가는 듯 했던가?


? ST가 이렇게 안나갔나? .... 






그래도 얼마 전까진 '내 돈 주고 수랭 4기통 바이크를 살 일은 없겠다' 였지만,


이제는 '뭐... 바이크에 따라서. 살지도?' 라고 바뀌었달까.





Posted by 夢現 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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